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Meta Platforms)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최대 원전 사업자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와 장기 전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메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오는 2027년 6월부터 20년간 약 1.1GW(기가와트)의 원전 전력을 공급받게 된다. 이는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 가동에 필요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본격 나섰음을 의미한다.
이번 계약의 핵심 공급처는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의 클린턴 청정에너지 센터(Clinton Clean Energy Center)다. 1.1GW는 약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량이다. 이는 단일 데이터 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 규모로 치면 메타의 AI 인프라가 앞으로 얼마나 거대화될지를 보여준다.
계약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긴 20년 계약이라는 점에서 메타가 AI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해 말 “최대 4GW 규모의 신규 원전 전력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콘스텔레이션도 이번 계약을 계기로 클린턴 발전소의 발전 능력 확대에 나선다. 현재 2호 원자로에 대해 연방정부 승인을 완료한 상태다. 추가 원자로 건설도 검토 중이다. AI 확산이 ‘에너지 수요 폭발’로 직결되면서 원자력이 다시 전략 자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달리, 원전은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에너지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르비 파레크 메타 글로벌 에너지 총괄은 “신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은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핵심 인프라 전략의 일부”라며 “클린턴 발전소는 미국 내 에너지 리더십 강화를 위한 핵심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AI가 미래 산업의 심장이라면, 그 심장을 뛰게 할 전력의 원천을 둘러싼 싸움이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 ‘전력 안정성’은 더 이상 전력회사의 고민이 아니라, AI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