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 종료(이달 8일)를 앞두고 베트남과 관세 인하 및 시장 개방을 골자로 한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럼과 대화를 나눈 후 위대한 무역 합의를 하게 됐다”고 전하며 “이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기존 46%였던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0%로 대폭 인하하고, 환적 제품에 대해서는 4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베트남을 통한 중국산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가로 미국은 베트남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 권한을 확보하게 됐으며 미국산 제품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대형 엔진 차량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정책 초안에는 베트남이 미국 제품에 대한 우선적 시장 접근권을 부여하고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 지식재산권 침해 대응에도 나서기로 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가금류, 돼지고기, 소고기를 포함한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가 명시됐다. 베트남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항공기 50대(80억달러(약 10조8000억원) 규모)를 구매하고, 미국 농산물 29억달러(약 4조원)어치를 수입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통화에서 과학기술 및 첨단 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에 공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럼 서기장의 방미 초청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조만간 직접 만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미-베트남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첫 주요 합의로, 앞서 영국과도 관세 관련 최종 합의를 마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 주체와 상호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며, 유예기간은 이달 8일 종료될 예정이다.
정치권과 업계는 이번 합의가 향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에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환적 문제와 비관세 장벽 해소, 전략 물자 수출 제한 완화 등의 주제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