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인공지능 칩 2종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H20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개발 중인 첫 번째 모델인 'B30A'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단일 실리콘 기판 위에 모든 핵심 구성요소를 집적하는 '싱글 다이' 방식을 채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칩이 엔비디아 플래그십 제품 B300이 제공하는 컴퓨팅 파워의 5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B30A에는 고속 메모리 처리를 위한 고대역폭 메모리와 함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NVLink 기술이 탑재되는데, 이는 기존 H20에도 적용된 검증된 기술이다.
두 번째 개발 모델인 'RTX6000D'는 AI 추론 작업에 특화된 제품으로, H20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칩은 기존 GDDR 메모리를 활용해 초당 1398GB의 메모리 처리 속도를 구현하며, 이는 미국 정부가 설정한 1.4TB 제한선 직전 수준으로 조정됐다. 단순화된 제조 공정과 낮은 사양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개발에 대해 "정부 승인 기준 내에서 경쟁 준비를 위해 여러 제품군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제공하는 모든 제품은 당국 허가를 받았으며 상업적 활용만을 목적으로 설계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B30A의 테스트 샘플을 중국 고객사들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TX6000D는 오는 9월 제한적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칩의 최종 사양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시장 반응과 규제 동향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