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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중국 H20칩 백도어 의혹에 강력 반박…"원격 접근 경로 전무"

윤영훈 기자

입력 2025.08.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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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중요성 강조하며 중국 당국 백도어 우려 일축

사진=Gemini


미국 AI 반도체 선도기업 엔비디아가 31일(현지시간) 중국에 공급하는 인공지능 칩 H20의 보안성 논란에 대해 강력한 반박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 공식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사이버보안은 엔비디아가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핵심 과제"라며 "당사가 제조하는 반도체에는 외부로부터 원격 침입이나 조작이 가능한 백도어가 일절 내장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엔비디아의 공식 해명은 중국 사이버보안 당국이 앞서 H20 칩의 보안 취약점 문제를 제기하며 상세한 설명을 요구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백도어는 일반적인 보안 인증 절차를 우회하여 정보통신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할 수 있는 보안 허점을 지칭하는 기술 용어다.

H20 칩은 2023년 말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고성능 AI 칩 수출 제재 정책을 시행한 뒤 중국 고객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제품이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엔비디아를 웨탄 조치 대상으로 지정하고, 중국 내 유통되는 H20 칩의 백도어 보안 위험성에 관한 해명과 이를 입증하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웨탄은 중국 정부 기관이 기업이나 개인을 소환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구두 주의 절차를 말한다.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 사용자들의 사이버 안전과 데이터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며, 인터넷안전법과 데이터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중국 법령에 근거한 정당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중국의 이번 보안 우려 제기는 미국이 지난 4월 발표했던 H20 칩 대중국 수출 금지 조치를 이달 초 철회한 시점과 맞물려 나왔다.

홍콩 기반 분석기관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틸리 장 리서치 디렉터는 "엔비디아 반도체가 현재 중국 측에서 외교적 협상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유효한 레버리지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예전보다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고 자체 기술력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은 증권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전거래일 뉴욕 증시 장외 거래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실적 호조 및 AI 인프라 투자 확대 뉴스로 2% 넘게 급등했던 엔비디아 주식은 정규 거래시간 중 중국 당국의 보안성 우려 소식이 전해지면서 1% 수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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