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러시아를 겨냥한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 국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교착상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전쟁 종식"이라며 "경제적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전쟁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경제제재라는 카드를 꺼내드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성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합의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직접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 내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라며 "다만 전쟁의 완전한 마무리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대전이 아닌 경제적 대립구도로 전환시키자"며 "경제 전쟁은 나쁠 것이고, 러시아에게 심각한 타격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화협상 지연에 따른 러시아 압박 차원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직접 제재와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들에 대한 이차 제재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서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연쇄 만남을 가졌다. 양국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조율 작업도 진행했으나 협상 돌파구 마련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전쟁과 연관된 어떤 상황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앞으로 2주 안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핵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측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완전히 결백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춤을 추려면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말해 협상 지연 책임이 러시아에게만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