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AI 전문기업 제이엘케이가 자사의 뇌경색 병변 검출 AI 모델이 대규모 임상 검증을 통해 뇌 손상 범위를 정확히 정량화하고, 환자의 기능적 회복 수준과 합병증 발생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되며 기술 신뢰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이송되면 의료진은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우선 NCCT를 촬영한다. 접근성이 뛰어나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검사지만, 초기 뇌경색 병변은 미세해 육안만으로는 정확한 범위를 판독하기 어렵다. 또, 의료진 경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제이엘케이의 AI 모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다수의 뇌경색 환자 NCCT 및 확산강조영상(DWI) 데이터를 학습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미세한 뇌 손상 영역을 자동 검출하고 손상 부피를 정량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6개 대형 뇌졸중 센터의 데이터를 활용해 총 603명의 혈관 내 재개통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검증 결과, NCCT 영상에서 분석된 뇌 손상 부피가 클수록 3개월 후 기능 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았으며(50mL 초과 시 17.3% vs. 54.2%), 뇌출혈 전환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 위험은 오히려 더 높았다(66.0% vs. 46.3%). 이는 응급실에서 촬영하는 기본 CT만으로도 장기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현재 글로벌 뇌졸중 AI 시장은 Viz.ai, Rapid AI 등이 혈관 폐색 탐지·알람(Triage)이나 CT 관류(CTP) 영상 기반 치료 대상 선별(Selection)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제이엘케이의 기술은 가장 보편적인 NCCT에서 직접 손상 정도를 정량화하고, 이를 토대로 장기 회복 가능성과 합병증 위험까지 예측하는 ‘심층 예후 분석(Prognostication)’에 강점을 가진다. 이는 치료 대상 선별 단계를 넘어, 환자 및 보호자에게 구체적인 예후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방향을 정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허준녕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응급 상황에서 NCCT 영상의 미세한 변화를 빠르고 정확히 판독하는 것은 큰 도전 과제”라며 “이번 연구에서 검증된 AI 모델은 뇌 손상 부피와 장기 예후, 합병증 위험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줬다. 이는 시간이 곧 생명인 뇌졸중 치료 현장에서 객관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신저자인 김범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도 “이번 다기관 대규모 연구는 AI가 기존에는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NCCT의 잠재적 정보를 객관적 데이터로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 기술은 초기 진단 정확성을 표준화하고 응급 의료진이 신속하고 근거 기반의 치료 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해, 궁극적으로 환자의 치료 성과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이엘케이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글로벌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국내외 대형 병원과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