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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외교장관 회담..왕이 "공동이익 수호"·최선희 "다자 협조 강화"

서윤석 기자

입력 2025.09.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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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 성격 짙은 메시지..패권주의·일방주의 반대 강조



중국과 북한이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강화와 함께 미국을 겨냥한 듯한 공동 메시지를 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8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소통 확대와 교류·협력 심화를 논의했다. 

왕 주임은 “중조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정의 확고한 전략적 방침”이라며 “양국은 패권주의에 맞서 공동의 이익과 국제적 공평·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권과 괴롭힘 행위가 심각한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지지해 온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공동의 이상과 목표를 공유한다. 통치 경험을 교류하며 각자의 사회주의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선희 외무상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를 언급하며 “중국의 국력과 국제적 지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북중 관계 심화는 북한의 굳건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실무 협력을 심화하겠다”며 “다자 협조를 긴밀히 하여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하고 공정한 세계 질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특정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라는 표현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중 외교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동시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미중 갈등과 북미 대치 구도가 맞물린 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은 전날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간 방중 일정을 소화 중이다. 

2022년 외무상 취임 이후 첫 단독 중국 방문이자 중국 외교수장과의 첫 대면 회동이다. 앞서 그는 이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시에도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북한은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을 준비 중이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또한 다음 달 말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남을 앞두고 있어, 한반도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논의 내용과 관련해 “양국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했다.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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