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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장관 “러시아 침략 막으려면 유럽이 나토 주도해야”

서윤석 기자

입력 2025.10.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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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원국 절반 이상, 美무기 구매 통한 우크라 지원 참여”

사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헤그세스 X 참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러시아의 침략 억제를 위해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 노력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의 부담을 유럽으로 분산시키려는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발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미국은 동맹에 대한 의무를 계속 이행하겠지만, 다른 나라들도 국방력 강화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돈을 내고 미국산 무기를 사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동맹 내 ‘무임승차자(free rider)’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언급한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무기 지원 체계다. 

PURL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 정부 계좌에 자금을 제공하면, 미국이 자국 무기고에 보유한 무기를 신속히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32개 나토 회원국 중 절반 이상이 PURL에 참여해 총 20억유로(한화 3조3000억원)를 약속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에 따르면, 현재 PURL에 참여했거나 기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이다. 

다만 dpa통신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경제국이 이 체계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들어 유럽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규모가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뤼터 사무총장은 “그렇지 않다. 전반적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심 지원은 지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7~8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월평균 군사지원액은 22억6000만유로(한화 3조7000억원)로, 상반기 월평균 39억4000만유로(한화 6조5000억원) 대비 42.5% 감소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내년에는 PURL 체계를 통해 120억~200억달러(한화 17조~28조원) 규모의 군사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방위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유럽이 안보 주체로서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유도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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