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체제 내 핵심 산유국 8곳이 내년 1분기 원유 증산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8개 국가의 에너지 장관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8개국은 12월 한 달에 한해 일일 13만7000배럴의 생산 확대를 추진하되, 이후 3개월간은 계절적 특성을 감안해 증산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12월 증산 규모는 10~11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8~9월의 54만7000배럴 증산과 비교하면 상당히 축소된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8개 산유국은 OPEC+ 전체 틀과는 별도로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자율 감산을 단행한 바 있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생산량 확대 방침을 채택해 220만배럴 규모의 감산 조치를 9월까지 모두 해소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165만배럴에 달하는 추가 감산분 역시 시장 여건에 따라 일부 혹은 전면 복원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명시했다.
이번 조치는 원유 시장의 공급 초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대러시아 석유 부문 제재가 강화될 경우 러시아의 생산량 증대가 제약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원유 공급량이 수요를 일일 최대 400만배럴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수요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15%를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OPEC+ 22개 회원국 전체는 이달 30일 회의를 개최해 내년 생산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