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3 프로 출시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구글이 수익성 높은 인공지능(AI) 코딩 영역에서도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4일(현지시간) AI 코딩 전문업체 리플릿과 다년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구글은 기술 우위를 실제 수익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가시화했다.

올해 9월 2억5000만달러(약 37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30억달러(약 4조4000억원)로 평가받은 리플릿은 일상 언어를 코드로 변환하는 '바이브 코딩' 기술에 특화된 기업이다. 개발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평소 쓰는 말로 지시사항을 전달하면 자동으로 프로그래밍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협력 관계가 체결되면서 리플릿의 핵심 기능은 제미나이를 포함한 구글의 각종 플랫폼에 긴밀히 연결된다.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법인 고객들은 리플릿의 바이브 코딩 솔루션을 도입해 개발팀의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구글이 AI 산업에서 실질적 수익원으로 주목받는 코딩 분야에 적극 진입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구글과 오픈AI는 제미나이, 챗GPT 같은 대화형 AI를 내세워 대중의 관심을 끌고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AI 챗봇 서비스는 기업 매출 증대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코딩 영역은 이미 기업 고객들이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확실한 수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주요 기술 기업들은 자체 AI 코딩 기술을 개발하거나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이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앤트로픽은 챗봇보다 법인 고객 확보를 위한 코딩 기능 강화에 주력하면서 수익성을 개선 중이며, AI 코딩 스타트업 선두주자인 커서는 연간 수익이 10억달러(약 1조48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AI는 커서 인수를 위해 반복적으로 접촉했으나 거부당했고, 이후 또 다른 AI 코딩 기업 윈드서프 인수를 시도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반면 구글은 지난 7월 윈드서프에서 바룬 모한 대표와 핵심 개발진만 영입하는 역인재인수를 성사시켜 AI 코딩 역량을 강화했다.

이번 리플릿과의 제휴로 구글은 고객 유치를 위한 플랫폼까지 확보하며 판매 채널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앤트로픽과 커서가 선점하고 있는 AI 코딩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오픈AI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가게 됐다.

다만 오픈AI는 사람이 사용하는 AI 코딩 도구 개발 대신, 인간을 완전히 대체해 자율적으로 코딩하는 AI 에이전트 개발로 전략 방향을 전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