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치아이(BHI)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전임 대표의 빈자리에 창업주를 선임하고, 기존 기기 제조에서 발전소 설계·시공(EPC) 분야로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창업자인 이근흥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는 창업자 중심의 단일 리더십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이번 인사는 우종인 전 대표이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결정함에 따라 이뤄졌다. 우 전 대표는 최근 의료진으로부터 치료 전념을 권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임 후에도 일정 기간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신임 이근흥 대표는 창업 이후 27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비에이치아이는 기존 배열회수보일러(HRSG) 제조 중심에서 발전 EPC 분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이 대표가 높은 사업 이해도를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전략 수립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우 전 대표의 지분 매각 계획도 공개됐다. 그는 보유 지분 중 절반가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다만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향후 5년간 매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개인적인 재정 판단일 뿐 경영 전략이나 지배구조 변화와는 무관하다"며 "매각 후에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신임 대표의 우호 지분은 32% 수준을 유지해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존 비에이치아이는 이근흥 신임 대표가 영업을, 우 전 대표가 내부 관리를 맡는 이원화 체제였다. 이번 변경으로 수주 영업과 내부 관리가 일원화되면서 조직 실행력이 강화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 중심의 리더십 재정비가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일 리더십 구축이 향후 EPC 사업 등 성과 창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