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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워너브러더스 인수 추진하는 넷플릭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대두

윤영훈 기자

입력 2025.12.1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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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차입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 경고, 업계는 "수익성 개선으로 소화 가능" 평가

사진=Gemini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위해 막대한 차입금을 동원하면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의 최신 분석을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채무 확대가 투자자들에게 주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현재 S&P글로벌로부터 받고 있는 'A' 등급이 한 단계 낮은 'BBB' 수준으로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러더스의 영화·드라마 제작 부문과 HBO 맥스 스트리밍 사업을 720억달러(약 105조6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로부터 590억달러(약 86조5000억원) 상당의 가교대출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경쟁 입찰자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움직임이다. 이들은 워너브러더스 전체를 대상으로 적대적 매수 제안을 내놓으면서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를 1080억달러(약 158조4000억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이로 인해 넷플릭스가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할 채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규제 승인 실패 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측에 지급해야 하는 계약 해지 위약금은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과거 공격적 투자로 '부채플릭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넷플릭스가 최근 들어 강력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이고 있어 이번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8일 넷플릭스에 대한 'A3' 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미디어 산업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콘텐츠 자산 일부를 확보하게 되는 이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신용 리스크 증가를 감안해 전망치는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블룸버그의 추정에 따르면 인수 완료 후 넷플릭스의 총 부채는 현재 150억달러(약 22조원) 수준에서 750억달러(약 110조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통합 법인이 내년에만 약 204억달러(약 29조9000억원)의 EBITDA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이자 지급 능력은 문제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순부채 대비 EBITDA 배율은 약 3.7배가 되며, 2027년에는 수익 증가에 힘입어 레버리지 배수가 2배 중반대까지 개선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올스프링 글로벌에서 신용 리서치를 총괄하는 짐 피츠패트릭은 "넷플릭스는 이 정도 규모의 매수를 실행할 만한 재무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입찰가를 상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와도 재무구조상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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