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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美 상무 “韓·日 7500억달러 대미투자, 원전 건설로 시작”

서윤석 기자

입력 2025.12.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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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자금으로 美 원자력 발전 인프라 구축”
트럼프 “동맹들이 과거엔 미국 이용” 발언도

사진=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과 일본이 약속한 총 7500억달러(한화 105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 가운데 일부가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양국의 투자금이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닌, 에너지·조선 등 전략산업 분야 중심으로 활용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원자력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은 전력 발전을 위한 원자력 병기고(nuclear arsenal of generation of power)를 보유해야 하며, 일본과 한국이 자금을 대는 수천억달러로 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현금흐름은 한국과 미국이 5대 5로 나눌 것”이라며 “1500억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 프로젝트도 병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한국과 일본의 대규모 투자금이 미국 내 원전 및 조선산업 재건의 기반으로 투입될 것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에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으며, 한국 역시 유사한 구조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한미 간 대미 투자 협상 타결을 발표하며 “양국은 조선·원전 등 전통적 전략산업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까지 포괄하는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투자 MOU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 총액 3500억달러(한화 490조원) 중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로,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산업 협력 투자(선박금융·보증 등)를 포함한다.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에는 양국이 5대 5로 나누되, 이후에는 미국이 90%, 한국이 10%를 배분받는 구조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각료들이 최근 정책 성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동맹국들이 미국에서 돈을 뜯어갔다”고 비판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이름을 거론하진 않겠다. 일본과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겠다”며 “하지만 그들은 미국을 그 누구도 당해본 적 없는 수준으로 이용했고, 이제는 우리가 쏟아지는 관세 덕분에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동맹국 투자 기반 산업 재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일 양국의 자금이 미국 내 전략산업 강화에 직접 투입되는 현실적 청사진을 보여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금 수익 배분 구조상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계약”이라며 “정치적 상징성을 넘어 실제 산업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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