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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필리조선소에서 건조

남지완 기자

입력 2025.10.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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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연료로 사용할 저농축 우라늄 확보 위한 양국의 후속 협의 이어질 전망

사진=chatgp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공식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이 나온 지 단 하루 만에 발표된 것으로 한미동맹의 전략적 협력 수준이 한층 격상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기존의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추진 잠수함 개발은 주권사항이지만,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 또는 보완과 미국의 기술지원 및 핵연료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은 사실상 정책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적 거점이다. 한화는 지난 8월 ‘마스가(MASGA·Make America’s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0억달러(약 7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상무부가 최근 필리조선소를 포함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리스트에 포함시키며 한미 조선협력에 제동을 걸자,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조선소를 직접 언급한 것은 중국의 견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는 전날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을 요청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미국이 연료 공급을 허용한다면 한국이 자체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 한반도 방위에 기여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하며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운용하기 위해서는 소형 원자로와 농축우라늄 연료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으로 전략핵잠수함(SSBN)과는 구분된다. 다만, 잠수함 연료로 사용할 저농축 우라늄 확보를 위해서는 한미 원자력 협정의 개정이 필요해 후속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통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역시 동맹국으로서 협력 확대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미국은 오커스의 문호를 한국에까지 열지는 않았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 조치는 한미 동맹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된 결정으로 평가된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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