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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오픈소스 노선 폐기하고 비공개 AI 모델 '아보카도' 개발 착수

윤영훈 기자

입력 2025.12.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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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 확보 전략 전환…네트워크 차단 환경서 극비 작업 진행

사진=Gemini

메타가 그동안 견지해온 개방형 인공지능(AI) 전략을 포기하고 비공개 방식의 차세대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NBC는 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기존 AI 모델 '라마'의 후속 버전으로 코드명 '아보카도'를 제작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모델은 이전까지 오픈소스로 공개됐던 라마 시리즈와 달리 가중치를 비롯한 핵심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으로 설계되고 있다.

당초 연내 공개를 목표로 했던 아보카도는 현재 출시 시점이 내년 1분기로 조정됐으며, 관련 시험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측은 CNBC에 모델 훈련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으며 중요한 일정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메타는 지금까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오픈소스 접근 방식을 유지해왔다. 챗GPT 등 선두 모델을 추격하는 후발 주자로서 개방성을 활용해 신속한 시장 점유와 사실상 표준 지위 확보를 노린 전략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선보인 라마4가 시장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만 해도 오픈소스 AI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으나, 1년 후인 올해 7월에는 오픈소스 공개 대상을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중국 딥시크가 공개한 'R1' 모델이 라마의 설계 일부를 활용한 것에 대해 메타 내부에서 불만이 표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저커버그 CEO는 라마4의 부진 이후 인간 수준을 초월하는 초지능 개발로 방향을 전환하며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고, 창업자 알렉산더 왕씨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보카도는 메타초지능연구소 내에서도 왕 CAIO가 직접 지휘하는 핵심 조직인 'TBD랩'에서 제작되고 있다. TBD랩 구성원들은 저커버그 CEO의 사무실 인근에서 근무하며 외부 네트워크와 단절된 상태로 독립적인 스타트업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아보카도는 메타가 추구하는 초지능 실현의 토대가 되는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개발 과정에서 메타 AI 조직 내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주당 70시간 근무가 일상화됐으며, 조직 개편에 따른 해고와 구조조정도 단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2013년부터 최고AI과학자를 역임해온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회사를 나와 독자적인 스타트업 설립을 결심하기도 했다. 메타가 르쿤 교수의 신생 기업에 자금을 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르쿤 교수는 이달 초 이를 부정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 전망 하단을 660억달러(약 97조1000억원)에서 700억달러(약 103조원)로 상향 조정하며 전면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말에는 250억달러(약 36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도 단행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키뱅크캐피털마켓은 메타가 연초 AI 분야 선두 주자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투자 규모와 투자수익률에 대한 의구심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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