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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급전 찾는 서민들, 카드론으로 몰렸다…1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1.0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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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문턱 높아지고 증시 과열까지 겹치며 고금리 단기대출 급증

사진=Gemini

지난해 하반기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빗장을 걸면서 생활자금이 급한 서민들이 고금리 카드론 시장으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가 5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주요 카드사 9곳(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2025년 11월 카드론 누적액은 42조5529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10월(42조751억원)과 비교하면 4778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율로 환산하면 1.14%에 달해 2024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반등은 올해 가을부터 시작됐다. 카드론 규모는 6월부터 9월까지 넉 달간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다. 금융당국이 6월 말 부동산 과열 억제책의 일환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연간 소득 범위 안으로 묶으면서 카드론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한 영향이었다. 9월 말에는 41조8375억원까지 내려가 12개월 만에 바닥을 찍었다. 여기에는 분기 말마다 이뤄지는 부실채권 정리 작업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10월 들어 0.57% 반등한 데 이어 11월에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카드론 상환이 어려워 같은 카드사에서 빌린 돈으로 기존 빚을 갚는 대환대출 규모도 9월 1조3611억원에서 10월 1조4219억원, 11월 1조5029억원으로 두 달째 불어났다.

카드업계는 은행권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당장 돈이 필요한 수요가 카드사로 집중됐다고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은 본래 긴급하게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쓰이는데, 최근 경기가 나빠지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힘들어지다 보니 이쪽으로 수요가 몰린 듯하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코스피(KOSPI) 4000선을 넘나들며 과열 양상을 보이자 개인들 사이에서 번진 빚투 광풍도 카드론 증가의 한 축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11월의 경우 전달 추석 명절로 인한 보너스 지급 등으로 미뤄졌던 대출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도 카드사들의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핵심 수익원이 줄었고, 이를 메우던 대출 부문마저 규제로 제동이 걸렸다"며 "올해 역시 엄격한 자산건전성 관리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의 실적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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