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금융시장서 미국 자산을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무역 전쟁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하며 주식 선물과 달러화 가치에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선물시장에서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선물은 1% 안팎의 약세를 보였으며,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전장보다 하락한 99.05를 기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에 대해 오는 2월부터 10%, 6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이 완료될 때까지 이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인사이트 엔베스트먼트 등 시장 전문가들은 많은 투자자가 주말 사이 벌어진 상황에 경악하고 있으며, 자산 보유 전략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시장은 지난해 4월 '상호관세' 발표 직후 뉴욕증시가 이틀간 12% 폭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했던 '해방의 날'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미국 주식과 채권을 8조달러(약 1경1800억원) 규모로 보유한 최대 채권자들이다. 서방 동맹의 지경학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미국의 채권자 역할을 수행할지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곧바로 대규모 자산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현재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견조한 데다 미국 자본시장을 대체할 만한 뚜렷한 대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계 금융그룹 ING는 유럽연합이 민간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 매도를 강제할 수단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역시 공공부문 투자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려면 지금보다 갈등 수위가 훨씬 더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 내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고평가 논란은 여전히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