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이 국토안보부(DHS)를 포함한 정부 운영 예산안을 상정하지 못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경한 이민 단속을 둘러싼 백악관과 민주당 간 갈등이 예산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
미 상원은 29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주요 연방기관의 예산을 담은 6개 세출법안 패키지에 대한 상정 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45표, 반대 55표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 전원과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들, 여기에 공화당 의원 8명까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이민 단속을 제한하는 개혁에 동의하지 않는 한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들의 총격으로 시민 2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ICE를 둘러싼 반발 여론이 급속히 확산된 점도 민주당의 강경 대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국민은 법 집행과 국경 안보를 지지하지만, ICE가 거리에서 공포를 조성하고 미국 시민이 희생되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며 “ICE는 반드시 통제되고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ICE 요원들이 단속 시 마스크를 벗고 보디캠을 착용하도록 하고, 무작위 검문과 영장 없는 수색·체포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제시한 상태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논의의 핵심은 전체 정부 예산안에서 국토안보부 예산을 분리 처리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국토안보부를 제외한 나머지 정부 기관 예산안을 우선 처리해 셧다운을 피할 수 있다. DHS 예산은 별도의 단기 예산안으로 다시 논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정부 셧다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재 문제를 해결 중이며 민주당과 합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초당적 협력을 통해 셧다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시한은 오는 30일 자정이다. 시한 전까지 양당이 국토안보부 예산 분리에 합의할 경우 셧다운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43일간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역대 최장 기간 셧다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는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원인이었으며, 셧다운 장기화에 대한 부담 속에 여야가 타협점을 찾으면서 사태가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