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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2027년까지 물량 없다"…대만유리, AI 기판 소재 '3배 증설' 승부수

고종민 기자

입력 2026.05.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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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보 독점 깬다"…대만유리, 생산 라인 4개에서 12개로 확대
'K-유리기판' 양산 가속화…삼성·SK 공급망 다변화 기회
장비부터 소재까지 '낙수효과'…국내 생태계 확장 기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할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유리기판'이 재차 급부상하는 가운데, 핵심 기초 소재인 전자급 유리섬유의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 공급망이 파격적인 증설에 나섰다. 일본 업체가 독점해온 시장에 대만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삼성전기와 SKC 등 국내 유리기판 업계의 공급망 확보에도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 "니토보 독점 깬다"…대만유리, 생산 라인 4개에서 12개로 확대

12일 대만 경제일보와 업계에 따르면,대만 최대 유리 제조사인 '대만유리(TG)'는 최근 AI 서버용 고성능 유리섬유 천(Glass Fiber Cloth) 수요 폭증에 대응해 관련 생산 라인을 기존 4개에서 12개로 3배 확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고성능 제품 공급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AI GPU와 고성능 기판에 필수적인 저열팽창(Low CTE) 유리섬유 시장은 일본의 니토보(Nittobo)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다만 니토보의 물량이 오는 2027년까지 '완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엔비디아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대안 공급처(2nd Source) 찾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대만유리 관계자는 "저유전율(Low Dk)과 저열팽창 특성을 갖춘 고부가 제품군을 풀가동 중이며, 이미 2027년 상반기까지의 주문 가시성을 확보했다"며 시장의 강력한 수요를 확인했다.

◇ 'K-유리기판' 양산 가속화…삼성·SK 공급망 다변화 기회

대만발 소재 증설 소식은 유리기판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중대한 변수다. 현재 국내에서는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삼성전기 역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그룹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일본 니토보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소재 수급과 가격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면 대만유리가 고성능 유리섬유의 안정적인 공급원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기판사들은 원가 절감과 공급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소재의 균일성과 안정성이 수율의 80% 이상을 결정한다"며 "대만과 일본의 소재 패권 경쟁은 우리 기업들에게 더 나은 조건의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비부터 소재까지 '낙수효과'…국내 생태계 확장 기대

글로벌 소재 공급망의 확장은 한국 내 유리기판 장비 및 부품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리기판 공정에 필수적인 레이저 드릴링 장비를 공급하는 필옵틱스, 기판 가공 기술을 보유한 주성엔지니어링, 중소형 소재주인 와이엠티 등 관련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2027년 유리기판 대량 양산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대만·일본 소재사들과 어떤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느냐가 향후 AI 반도체 후공정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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