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5월부터 때 이른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북상한 따뜻한 공기가 서유럽 상공의 고기압 시스템에 갇히는 ‘열돔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고기압 시스템이 정체되면서 열을 증폭시키고 수분을 빼앗아 강우를 억제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앞으로 몇 달간 폭염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 런던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낮 최고 기온이 33.5도를 넘어서며 1922년에 기록된 기존 최고 기온(32.8도)을 깨고 역대 5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잉글랜드 8개 지역이 공식 폭염 조건에 도달했으며,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등지에서도 연중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에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런던과 잉글랜드 동부 등에 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주황색 폭염 경보를 발령하며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 역시 최소 10개 지역에서 5월 역대 최고 기온을 새로 썼다. 파리의 낮 기온이 올해 처음으로 30도를 돌파해 31.9도까지 치솟은 가운데, 무더위 속에서 강행된 아마추어 달리기 경주와 스포츠 경기 중 남녀 각각 1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있는 파리 롤랑가로스에서도 선수와 관객들이 세트마다 얼음주머니를 동원하며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브리타니 지역은 기상청 관련 시스템 도입 이래 5월 최초로 황색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주변 다른 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포르투갈 일부 지역의 최고 기온은 40도에 육박하고 있으며, 스페인 남부 지역도 38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보건 당국이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 라치오 지역에서는 가장 뜨거운 낮 시간대인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농장, 공사장, 물류 현장 등 야외 직사광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작업을 제한하라는 당국의 권고 조치가 지난해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