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초유의 인공지능(AI) 수출 통제 조치로 해외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Mythos)'가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은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 행정부 규제로 차단된 미토스 서비스가 며칠 내로 재개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 12일 미 행정부가 타국 국적자의 '미토스5' 및 '페이블5' 등 최신 AI 모델 접근을 제한하는 지침을 발표한 이후 나온 앤트로픽 측의 첫 공개 발언이다. 차우리 총괄은 통제의 빌미가 된 '탈옥(보안 장치 우회)' 논란에 대해 "최근 6개월간 출시된 주요 AI 모델 대다수에서 나타나는 극히 제한적인 현상"이라고 선을 그으며, 자체적인 가드레일 가동과 모델 통제 역량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소 보수적이다. 앤트로픽이 핵심 기술 임원진을 워싱턴으로 급파해 당국자들과의 타협점 모색에 나섰음에도, 미 당국의 까다로운 안보 심사와 보완책 검증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수 주간 차단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는 다국적 AI 보안 연합체인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이 지목된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에게 선제적으로 모델을 개방해 취약점을 검증하는 이 프로젝트는, 이달 2일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을 포함해 15개국 150여 개 기관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그러나 미 당국의 규제 직후 이들에 대한 권한 부여는 전면 보류된 상태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가 "사전 열람 자격을 얻은 한국 통신사 중 한 곳이 중국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앤트로픽 측이 즉각 해당 업체의 자격을 박탈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를 계기로 핵심 기술 통제망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가 증폭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과거 앤트로픽이 미군의 AI 자율살상무기 도입을 반대해 국방부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분류됐던 전력까지 재조명되면서, 단순한 보안 이슈를 넘어 미 행정부와의 누적된 갈등이 이번 제재에 연쇄 작용을 일으켰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복잡한 기류를 의식한 듯, 차우리 총괄은 미 정부와의 구체적인 협상 경과나 글래스윙의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협력 파트너를 공개적으로 거론할 경우 당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파트너사들은 비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철저히 침묵을 지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앤트로픽과 지속적으로 소통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국내 기업들이 최첨단 AI 모델의 접근권을 회복하고 글로벌 AI 안전성 검증 생태계에 차질 없이 동참할 수 있을지는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양측의 치열한 협상 결과에 달리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