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상사 현대코퍼레이션이 차량용 실내부품 전문기업 ‘시그마’를 인수하며 제조업에 본격 진출했다.
시그마는 국내 엠비언트 라이트(무드 조명) 시장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기술 강소기업이다. 이번 인수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첫 번째 제조업 M&A로 평가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시그마 주식 77.6%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시그마는 2007년에 설립된 차량용 실내조명 및 인테리어 부품 제조업체다. 현재는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30여개 차종에 도어 라이트, 엠비언트 라이트, 전장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시그마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엠비언트 라이트’를 최초로 도입한 선도기업으로 현재 해당 시장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기존 PVC 대신 재활용성이 우수한 친환경 소재 ‘TPO’를 적용한 차량 바닥재를 개발해 차량 실내 공간을 고급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여러 인수 후보들 중에서 시그마를 선택한 이유는 시그마가 자동차의 미래 발전 방향과 부합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아직 국내외 일부 시장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제품들이 향후 공급 확대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시그마의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영업 인프라와 결합해 국내외 완성차 고객사로 확대하는 한편, 고객사의 해외 공장 진출에 동반 진출하는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단순 트레이딩(무역거래) 중심 비즈니스 구조에서, 직접 제조한 고기술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또, 현대코퍼레이션의 밸류체인 확장 및 고도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동차 부품 제조뿐만 아니라, 친환경 폐자원 리사이클링 등 다양한 미래 사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분 투자, JV 설립, M&A 등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