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자는 우리의 요청을 거절한 나토 동맹국들은 매우 어리석은 실수(Very foolish mistake)를 범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미국은 그들의 도움 없이도 이란 내 군사 작전을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으며, 이미 이란의 공군, 해군, 레이더망, 방공 시설을 궤멸시켰다"고 선언했다.
◇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 가속화…이란 지도부 잇단 사망 확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군사 작전인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는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이란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정밀 타격 단계로 진입했다. 이날 알자지라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가안보회의 의장 알리 라리자니(Ali Larijani)와 바시지 민병대 사령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Gholamreza Soleimani)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이란 당국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도 "군사적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우리는 예정보다 훨씬 앞서 나가고 있으며, 이란의 지도층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미사일 기지에 5000파운드급 벙커버스터(Deep penetrator munitions)를 투하해 국제 항로를 위협하던 대함 미사일 시설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 에너지 패권의 재편: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지성적 고립”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군사 보복을 넘어,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Energy Dominance)'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 통로인 카르그 섬(Kharg Island)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하고 있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산 셰일 가스와 LNG의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백악관은 최근 '미국 에너지 해방(Unleash American Energy)' 정책을 통해 연방 토지 내 시추 허가를 55% 이상 확대했으며, 고유가 체제를 이용해 자국 내 에너지 산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전 세계적인 자원 의존도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는 동맹국에 안보 부담을 전가하면서도 핵심 자본과 자원 패권은 미국이 독점하겠다는 ‘신(新)고립주의’적 행보의 완성형으로 풀이된다.
◇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위기 속의 ‘선택적 기회’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적 중동 전략과 이란의 세력 약화는 한국 경제에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을 가져오고 있다.
조선 및 에너지 물류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우회 경로를 통한 에너지 수송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LNG 수출 확대와 맞물려 한국 조선사들의 LNG 운반선 및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가 급증하고 있으며, UAE와 사우디 등 우방국들의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중동 특수가 가시화되고 있다.
방위산업의 전략적 자산화도 이어지는 현상이다. 중동 우방국들이 이란 및 그 프록시 세력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 체계(K-방산)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성능이 검증된 '천궁-II' 등 유도 무기와 자주포의 신속한 납기 능력은 이스라엘의 기술력과 미국의 안보 지원 사이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실질적인 수혜를 입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트럼프의 전략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미국의 본토 안보와 에너지 이익을 보호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한국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이라는 도전 과제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패권 재편 과정에서 파생되는 조선·방산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