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인공지능(AI)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중국계 연구 인력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과 온도차를 드러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월터 E.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개발자 콘퍼런스(GTC) 현장에서 황 CEO는 "미국이 AI 분야에서 중국에게 추월당할 위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은 명백히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산업, 특히 기술 분야는 과학자와 연구 인력 등 사람에서 출발하는데, 전 세계 인공지능 연구 인력의 절반이 중국 출신"이라며 "미국 내 AI 연구기관에서도 중국계 인력이 상당수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출생으로 9세에 미국에 정착한 황 CEO는 "나 같은 이민 출신들이 교육과 커리어, 삶의 터전을 찾아오고 싶어 하는 국가로 계속 남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며 '아메리칸드림'을 미국 AI 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했다.
그는 "전 세계 AI 연구 인력의 절반을 미국이 놓치게 만드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이롭지 않으며 오히려 해가 된다"며 "미국은 글로벌 개발자들을 이끌고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CEO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제한 노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 고급 인력 확보에 주로 활용해온 'H-1B' 비자의 수수료를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바란다"면서도 "다만 현재 우리는 다소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날 질의응답에 함께 참석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황 CEO의 견해에 동조하며 "'아메리칸드림' 개념에 전면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라이트 장관은 "중국 관련 사안을 논할 때 쟁점이 되는 것은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 정부와 그 정책들"이라며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여기(미국)에서의 AI 발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산업혁명의 발상지가 영국이었음에도 미국이 오늘날처럼 성장한 배경에 아메리칸드림이 있었다고 역설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확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라이트 장관은 "비합리적인 정책들을 제거하고 상식을 회복하며, 혁신과 기업가정신, 위험 감수를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전 세계 기술 리더와 비즈니스 리더가 지속적으로 우리(미국)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