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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아마존·퍼플렉시티 'AI 쇼핑' 서비스 놓고 정면충돌

윤영훈 기자

입력 2025.11.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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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주도권 vs 사용자 선택권, AI 에이전트 시대 서막 올라

사진=Gemini

글로벌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과 인공지능(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AI 쇼핑 서비스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에 법적 경고장인 중지요구 서한을 보내 자사가 개발한 AI 웹브라우저 '코멧'의 쇼핑 대행 기능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4일(현지시간) 복수 정보원을 인용해 전했다.

아마존 측은 퍼플렉시티의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구매할 때 이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며, 이는 자사 이용약관상 컴퓨터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아마존은 이용자 대신 구매를 진행하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은 반드시 투명하게 작동해야 하며, 플랫폼 운영자의 참여 승인 여부에 관한 결정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원에 따르면 서한에는 퍼플렉시티의 기술이 아마존의 쇼핑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고 개인정보 보안에 취약점을 발생시켰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에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반박문을 게재하며 맞불을 놨다. 퍼플렉시티는 소프트웨어를 사용자가 보유한 연장과 같은 도구로 규정하면서 "법률은 대기업이 개인의 도구 소유를 제한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퍼플렉시티 측은 아마존의 요구를 "법적으로 타당한 주장이 아니라 퍼플렉시티처럼 혁신적인 기업이 소비자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위협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이 광고 매출 확대를 위해 AI 기술 활용을 가로막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아마존의 이번 조치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AI 쇼핑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아마존은 여러 브랜드를 가로질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바이포미' 서비스와 상품 추천 및 장바구니 관리를 담당하는 AI 보조 도구 '루퍼스'를 자체 개발해 시험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양사의 충돌이 앞으로 확산될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논쟁의 전조라고 분석했다. 다수 AI 기업이 AI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사용자를 대신해 번거롭고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는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와 에이전트 개발사 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퍼플렉시티가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고객이며,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퍼플렉시티의 투자자라는 사실이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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