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의 임상 진전과 내년 실적 회복 기대가 맞물리며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21일 일동제약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4만6000원으로 제시하며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산정 방식에 대해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를 분리한 SOTP(Sum-of-the-Parts) 방식으로 평가했다”며 “영업가치는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에 국내 중소형 제약사 평균 멀티플인 15배를 적용했고, 비영업가치에는 신약가치에서 순차입금을 차감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약가치는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ID110521156)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오르포글리프론의 월평균 약가를 약 30만원(최저 22만원~최고 58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글로벌 시장 가치가 약 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2%를 기여도로 반영해 약 9000억원의 신약가치를 부여했다.
이 연구원은 “이를 영업가치와 합산하면 목표주가 4만6000원이 도출된다”고 분석했다.
실적 전망은 올해 부진을 거친 뒤 2026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2026년 매출은 6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39.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OPM)도 7.0%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2025년은 도입의약품 비판텐 매출 제거와 건강기능식품 재고 소진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는 연간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2025년 상반기 중 재고 소진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6년에는 다시 매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TC(전문의약품) 부문도 2026년 개량신약 출시와 영업력 강화, 코프로모션 확대 등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통해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상상인증권은 2025년까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만큼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외형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일동제약의 경구용 저분자 GLP-1 비만치료제다. 후보물질 ID110521156은 현재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로 50mg·100mg·200mg 용량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됐다. 지난해 9월 발표된 200mg 최고용량 단계에서는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4주간 반복 투여한 결과 평균 9.9%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플라시보를 제외한 순수 감량 효과도 8.8%에 달했다. 이는 동종 경구 GLP-1 계열 후보물질 대비 높은 효능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전성 논란이 있었던 빌리루빈 수치 상승 문제는 투여 42일 이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ALT·AST 등 주요 간독성 지표는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특히 ID110521156은 기존 후보물질과 달리 용량 증가(titration)를 거치지 않고 즉시 200mg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에서 Titration을 적용할 경우 빌리루빈 상승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해석된다.
후보물질은 화이자가 개발을 중단한 다뉴글리프론과 유사한 분자 구조를 갖지만 구조를 일부 변형해 간독성 지표를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경쟁사 Terns Pharmaceuticals가 경구 GLP-1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중단을 발표했다. 해당 약물은 12주간 위약대비 -4.6% 감량 효과와 12% 중단율, 3건의 간효소 Grade 3 이상 상승 사례를 기록하며 개발을 중단했다.
이달미 연구원은 “경쟁 약물의 탈락은 오히려 일동제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2026년 실적 정상화와 신약 모멘텀 강화가 맞물리며 일동제약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경구 GLP-1 후보물질의 임상 데이터와 경쟁 구도 변화는 향후 기술수출 협상을 더욱 우호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