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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SMCA 재검토 파장에 韓 기업 ‘전전긍긍’..“협정 유지돼야 대미 투자도 안정”

서윤석 기자

입력 2025.11.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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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2026년 협정 폐기·개정 가능성에 삼성·현대차 등 우려
현대차 “연장 조기 확정 시 200억 달러 즉각 투자”..삼성·LG “관세 면제 필수”

사진=ChatGPT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북미 공급망을 거점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온 한국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7월로 예정된 USMCA 공동 검토를 앞두고 협정의 중단이나 대대적인 개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협정 유지’와 ‘관세 리스크 해소’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LG “북미 공급망 투자 보호 위해 관세 장벽 없애야”
24일(현지시간) USTR의 의견 수렴 절차에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구축한 생산 거점이 미국 경제와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의견서를 통해 “USMCA는 삼성의 북미 통합 공급망 구축과 투자의 핵심 기반”이라며 “협정의 원산지 기준을 준수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무관세 원칙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부과했던 ‘무역확장법 232조’와 같은 품목별 관세가 USMCA 준수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이다. 삼성은 현재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한 TV와 가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관세 부담 완화를 호소했다.

LG전자는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50%에 달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USMCA는 무관세 혜택 조건으로 철강·알루미늄의 70% 이상을 역내에서 조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투자자 신뢰와 경제 안보를 위해 미국이 USMCA에 장기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협정 연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 계획 수립에 실질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는 “USMCA 연장이 조기에 확정된다면,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와 배터리 시설 추가 등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새로운 투자가 즉각 시행될 것”이라며 협정 유지가 미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부각했다.

캐나다에서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복잡한 원산지 기준이 기업에 상당한 행정적 부담을 주고 있다”며 배터리 원산지 기준을 더 이상 강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트럼프의 ‘양자 협상’ 선호… 韓 기업, 공급망 재편 불가피할 수도
산업계의 이러한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에 기인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다자간 협정보다는 ‘각개 격파’식의 양자 협상을 선호하며, 멕시코·캐나다와의 무역 불균형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2026년 예정된 공동 검토에서 3국이 연장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USMCA는 2036년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협정 폐기나 미국 내 조달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전면 개정을 추진할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를 우회 수출 기지로 활용해 온 한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은 급증하고 공급망 전략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전 중앙은행 총재와의 만남에서도 “USMCA를 재협상하거나, 아니면 그냥 다른 합의를 할 수도 있다”며 협정 파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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