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1조5000억달러(약 2200조원) 규모의 가치 평가를 받으며 내년 주식시장 상장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스페이스X가 300억달러(약 44조원)를 웃도는 자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 세계 기업공개(IPO) 역사상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복수의 관계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스페이스X 경영진과 재무자문팀은 상장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설정했다. 다만 시장 여건과 각종 변수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스페이스X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우주 궤도상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와 이에 필요한 반도체 칩 확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역시 같은 날 별도 취재원을 통해 스페이스X가 내년 공모를 통해 최소 250억달러(약 36조7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내년 6월에서 7월 사이 상장을 목표로 금융기관들과 협의에 착수했으며, 기업 밸류에이션이 1조달러(약 1466조6000억원)를 초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연간 매출 150억달러(약 22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이 수치가 220억달러(약 32조3000억원)에서 240억달러(약 35조2000억원) 사이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출의 핵심은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사업이다.
스페이스X의 주요 장기 주주로는 피터 틸이 설립한 파운더스 펀드와 발로르 에쿼티 파트너스 같은 벤처캐피털들이 있으며, 자산운용 대기업 피델리티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 IPO 기록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세운 290억달러(약 42조5000억원)였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스페이스X의 대형 상장이 성공할 경우, 그동안 증시 입성을 미뤄온 주요 비상장 기업들의 공모 행렬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역시 내년 IPO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머저마켓에서 주식시장 부문을 이끄는 사무엘 커는 "이러한 대형 딜들이 모두 현실화된다면, 올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미국 기업공개 시장이 명실상부한 반등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