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개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자동차 및 부품 업계의 발 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원산지 규정을 까다롭게 손볼 것으로 예상돼, 공급망 데이터베이스(DB) 확충 등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5일 발표한 'USMCA 공동검토, 자동차·부품 분야 동향' 보고서를 통해 협정의 미래를 연장, 탈퇴, 지연, 개정 등 4가지 경로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이 가운데 현행 유지(단순 연장)나 협정 파기(탈퇴)가 현실화할 확률은 낮게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 협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만큼 그대로 두지는 않겠지만, 의회와의 정치적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탈퇴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다는 논리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개정'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의 최대 수출처라는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협상 주도권을 쥐고 원산지 기준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국 간 셈법이 복잡해지면 협상 테이블인 '공동검토' 절차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이 경우 협정 효력은 유지되더라도 매년 재검토를 거쳐야 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특히 관건은 '롤업(Roll-Up)' 조항의 존폐 여부다. 롤업은 핵심 부품이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면 그 하위 부품에 포함된 역외산 재료까지 모두 역내산으로 간주하는 일종의 혜택이다. 보고서는 원자재 업계의 폐지 요구가 거센 데다 3국 간 해석 갈등이 잦았던 점을 들어 해당 조항이 삭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강화된 원산지 규정에 맞춰 공급망 데이터를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동부가가치 재산정은 물론, 저임금 부품 의존도가 높은 차종에 미칠 파장을 미리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원산지나 공정, 소유구조 정보를 투명하게 증빙할 수 있도록 DB를 구축하고, 대체 공급처 확보 계획을 수립하는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