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 2000억달러(약 280조원) 규모의 상업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백악관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양국 간 협력에는 AI 반도체 수출 확대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항공, 에너지, 핵심광물 등 다양한 분야의 협약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협정에 따라 UAE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첨단 AI 반도체를 연간 최대 50만개까지 수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도입된 국가별 AI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서 예외를 인정한 조치로, UAE의 미국산 반도체 접근성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또한, 미국 상무부는 UAE 아부다비에 5GW급 대형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해당 단지는 아부다비 정부 산하 기업 G42가 주도하며 복수의 미국 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한다. UAE는 AI 인프라 확충과 동시에 미국과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게 됐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UAE가 AI 관련 중국산 장비와 투자 비중을 줄이고, 미국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외에도 항공과 에너지 분야의 대형 계약도 체결됐다.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는 에티하드항공으로부터 총 145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항공기(28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알루미늄 제련소를 건설해 미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업체 RTX는 UAE 측과 협력해 희귀금속인 갈륨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갈륨은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희귀금속으로, 질화갈륨의 경우 가장 핵심적인 반도체 소재 중 하나다.
한편, 에너지 부문에서는 엑손모빌,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EOG 리소스 등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와 협력해 600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석유 및 천연가스 증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