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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휴회 종료..내년도 예산안 놓고 ‘셧다운’ 우려 고조

서윤석 기자

입력 2025.09.0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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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회안전망 예산 복원 시도

사진=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워싱턴DC 홈페이지)


한 달간의 여름 휴회(Summer Recess)를 마친 미국 의회가 2일(현지시간) 공식 일정을 재개하면서 연방정부 예산 전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내년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예산안을 둘러싸고 강하게 맞서면서 오는 9월 30일 회계연도 종료 전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정부 기능이 일부 정지되는 ‘셧다운’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과 CNN 등은 1일 보도를 통해 “양당이 예산안 협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단기 임시예산안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과정 자체가 치열한 신경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하원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은 예산안의 신속한 통과를 원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삭감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정밀 심사를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저소득층과 장애인 대상 의료 서비스인 메디케이드(Medicaid)와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등 사회안전망 예산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또한 의회가 이미 승인한 국제원조 예산 등을 트럼프 대통령이 잇달아 삭감한 데 대해 의회의 예산 편성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공화당은 지난 7월 국제원조 및 공영방송 예산 90억달러(한화 12조5000억원) 삭감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에도 49억달러(한화 6조8000억원)를 추가 삭감하겠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은 민주당 요구를 일축하며 셧다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CNN에 따르면 한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제한이나 정책 뒤집기는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당 내에서는 “트럼프에 굴복은 없다”는 강경 기류가 우세하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번 일부 양보가 지지층 반발을 불러왔던 만큼, 이번에는 항복 분위기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도 딜레마에 놓여 있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국민 불편이 커지고, 이는 민주당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정부 조직 축소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오히려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어 민주당이 전략적 고민을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 문제 외에도 의회 내에는 갈등 요인이 산적하다. 

대표적으로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 관련 파일 공개 여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문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법무부에 공개를 요구해왔다.

한편 오는 4일 상원 재무위원회에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석해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해임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의회 정국은 당분간 팽팽한 긴장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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