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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러 대기업, 中 판다본드 발행 모색..본토 채권시장 재개방 신호

서윤석 기자

입력 2025.09.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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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본토 채권 시장 러 기업에 재개방 "로사톰·가스프롬 준비중"



중국이 러시아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를 다시 열며 본토 채권시장을 재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압박 속에서 중·러 간 결속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 8월 광저우에서 러시아 에너지 기업 경영진과 만나 판다본드(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2022년 이후 사실상 닫혔던 중국 본토 자금시장이 다시 열리는 것이다.

초기 발행은 2~3곳 기업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서방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과 계열사들이 유력한 선발 주자로 꼽힌다. 

로사톰은 로이터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준비 중임을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가스프롬 등 러시아 대표 기업들도 판다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신용평가사 CSCI펑위안이 최근 가스프롬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평가한 것도 중국 내 채권 발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반 체베스코프 러시아 재무차관 역시 "로사톰뿐 아니라 여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채권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다만 정부 차원의 위안화 채권 발행은 판다본드가 아닌 러시아 플랫폼을 통한 현지 채권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이미 2017년 알루미늄 기업 루살이 15억위안 규모 판다본드를 발행한 경험이 있지만, 이후 서방 제재 강화로 자금조달이 막혀왔다.

이번 재개방은 푸틴 대통령의 최근 베이징 방문과도 맞물린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러중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 평가하며 공동 채권 발행 등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2차 제재 리스크는 여전하다. 

중국 내 변호사 앨런 웡은 “비제재 기업을 통해 판다본드를 발행하더라도 부채 매각 이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경고했다.

러시아 기업의 판다본드 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중·러 경제협력 심화의 상징이자 미국 중심 글로벌 금융질서에 도전하는 또 하나의 움직임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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