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장 수출로 기술력을 입증한 한화시스템의 레이다가 독일 대표 방산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유럽 방공망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한화시스템은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와 대공방어체계 '아이리스-T SLM'에 탑재될 다기능레이다(MFR)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협약식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서 이뤄졌다.
딜디펜스의 주력 제품인 아이리스-T SLM은 미사일, 드론 등 다양한 공중 위협을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독일이 주도하고 유럽 20여개국이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영공방어계획(ESSI)을 실현할 핵심 대공방어체계로 꼽힌다. 유럽 하늘을 지킬 방공망인 ESSI는 고고도·중고도·저고도에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드론과 변칙적으로 날아오는 극초음속 무기까지 막을 수 있도록 다층 방공체계로 구축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높은 격추율을 기록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딜디펜스의 방어체계와 한화시스템의 레이다를 통합·연동하기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향후 공동 진출 가능한 해외 시장 분석 및 실장비 연동 검증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천궁-II' 다기능레이다를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며 중동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등 한국형 다계층 방공 솔루션의 핵심 레이다 개발·공급사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이번 딜디펜스와의 협력은 유럽 방산 공급망을 보유한 파트너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수출 지역을 다각화하고 유럽 시장에 레이다 완제품을 수출하는 첫 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이번 ADEX 2025 현장에서 레오나르도와도 22일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2022년부터 이어온 전투기용 AESA 레이다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고, 지상 및 항공전자 분야에서도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