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지난해 4분기 137억달러(약 20조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규모지만, 시장조사업체 LSEG가 예상한 134억달러(약 19조6300억원)를 웃도는 결과다.
인텔의 주당순이익은 0.15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의 2배에 달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사업의 분기 매출은 47억달러(약 6조8900억원)로 전년보다 9% 늘었다. 반면 개인용 컴퓨터 관련 사업은 82억달러(약 12조100억원)에 그쳐 7%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 대행 사업은 45억달러(약 6조5900억원)로 1% 성장했으나, CNBC는 이 중 일부가 자체 칩 생산에 따른 회계상 매출이라고 분석했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중앙처리장치의 중요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다"며 "회사가 안정적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창출하는 광범위한 기회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했다. 회사 측은 엔비디아에 50억달러(약 7조3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재정 안정성과 전략적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은 시장을 실망시켰다. 인텔은 1분기 매출을 117억~127억달러(약 17조1400억~18조6100억원)로 제시했다. 중간값 122억달러(약 17조8700억원)는 월가 예상치 125억1000만달러(약 18조3300억원)에 못 미친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공급 가능량이 최저점에 머물다 2분기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인공지능 수요 폭증 속에서 공급 제약을 겪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이날 인텔 주가가 지난 5개월간 2배 이상 치솟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예상 EBITDA 대비 기업가치 배수가 20배에 달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의 12.5배보다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프리덤캐피털마켓츠의 폴 미크스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이같은 밸류에이션이 기업의 실질 가치와 괴리가 크다고 말했다. 가벨리 펀드의 마키노 류타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선행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