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은 전략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자원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TMC(The Metals Company)에 투자하기로 했다.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안정적이고 선제적인 자원 공급처 확보를 목표로 한 이번 투자는 한국과 미국 간 공급망 협력과 경제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TMC 지분 약 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은 종가 기준 약 8500만달러(약 1165억원) 규모로, 향후 TMC의 시장 가치와 성장성을 반영해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됐다.
TMC는 심해에서 니켈, 코발트, 동(구리),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poly‑metallic nodules) 채광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재생에너지, 첨단 산업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TMC의 자원을 제련해 사업적 연계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는 미국 내 시설 투자 등 추가적인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자원 독점을 저지하고 자원 안보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서명함에 따라, TMC는 연내 채광 허가를 취득할 계획이다.
미국 공급망 자립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는 TMC에 대한 고려아연의 투자도 한미 간 자원 안보 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니켈을 비롯한 핵심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국내 제련소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제련소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장악한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에서 독립적인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고려아연은 탈중국 공급망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TMC 역시 비중국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과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양사는 자원 생산 개시 후 고려아연의 니켈제련소를 통해 제품을 가공하고, 향후 미국 내 니켈제련소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부터 TMC와 협업 가능성을 꼼꼼히 검토해왔다.
이번 투자는 또한 미국 정부의 ‘외국 우려기업(FEOC)’ 지정과 세제 혜택 배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니켈과 동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고려아연의 성장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TMC는 경쟁력 있는 니켈과 동 생산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며, 이는 고려아연의 미국 내 입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