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제2의 전기차'로 떠오르는 가운데, 2차전지 제조장비 전문기업 피엔티가 직접 배터리 생산에 뛰어든다.
피엔티는 경북 구미 4공장 내에 0.2GWh 규모의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며, 올 연말까지 라인 세팅과 시제품 생산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중 대량 생산 돌입이 목표다.
이번 투자는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ESS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고성능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가 급격히 늘면서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대규모 ESS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산업이 가속화되면서 ESS는 전기차를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피엔티는 셀 생산에 앞서 2GWh의 LFP 양극활물질(Cathode Active Material) 제조 공정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소재(LFP 양극활물질)부터 완제품(배터리 셀), 그리고 생산 장비까지 아우르는 '토털 밸류체인'을 확보해 차세대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구미 4공장은 단순 생산시설을 넘어 피엔티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역할도 겸한다. 전극 공정부터 조립·검사까지 전 공정을 갖춘 이 데모라인은 향후 미국, 유럽 등 해외 신생 배터리 기업들에게 장비뿐 아니라 생산 기술과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하는 '토털 솔루션' 사업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피엔티 관계자는 "구미 4공장은 단순한 배터리 생산시설이 아니라 ESS용 LFP 배터리 기술과 생산 역량을 직접 구현·검증할 수 있는 통합형 기술 거점이 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축적된 공정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장비·기술·소재가 결합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