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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

디즈니, 오픈AI에 10억弗 투자..미키마우스·마블 캐릭터 AI 창작 허용

서윤석 기자

입력 2025.12.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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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기업 중 최초 대규모 AI 기업 지분 투자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흐름에 올라타야”

사진 = 오픈AI 유튜브채널


월트디즈니가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와 손잡고 자사 캐릭터를 AI 영상·이미지 제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상 첫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11일(현지시간) 디즈니와 오픈AI는 공동 성명을 통해 3년간의 AI 콘텐츠 라이선스 협약과 함께 디즈니가 오픈AI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오픈AI의 영상 생성 플랫폼 ‘소라(Sora)’와 챗GPT를 통해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스타워즈 시리즈) 등 주요 프랜차이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AI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라이선스 대상에는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인어공주’의 아리엘, ‘라이온 킹’의 심바, ‘겨울왕국’의 엘사, ‘토이 스토리’의 우디, ‘주토피아’의 주디 홉스 등 디즈니를 대표하는 200여 개 캐릭터가 포함됐다. 

또한 마블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 ‘블랙 팬서’, ‘데드풀’ 등의 애니메이션 버전 캐릭터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계약에는 배우의 초상권과 음성 권한은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토이 스토리 캐릭터 우디를 이용한 영상 제작은 가능하다. 그러나 톰 행크스의 음성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디즈니와 오픈AI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디즈니 캐릭터 기반 영상 및 이미지 생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디즈니는 팬들이 소라에서 만든 영상 중 일부를 선별해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에서 공개할 방침이다.

또한 디즈니는 오픈AI의 주요 고객사로 등록됐다. 오픈AI API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검색 시스템 및 새로운 사용자 체험 도구 개발에도 참여한다. 사내 업무에도 챗GPT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 가운데 AI 개발사에 대한 첫 대규모 투자 사례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디즈니는 오랫동안 지식재산권(IP) 보호에 매우 공격적이었지만, 오픈AI의 기술력과 라이선스 전략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투자는 회사의 미래 방향에 부합하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픈AI는 컴캐스트 산하 유니버설 픽처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등과도 협력을 타진했다. 다만 대부분 스튜디오들이 AI 저작물의 저작권 문제와 노동조합 반발을 우려해 협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디즈니의 이번 결정은 할리우드가 AI 기술과의 공존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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