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오픈AI를 위해 구축 중인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의 핵심 금융 파트너였던 블루아울 캐피털은 미시간주 설린 타운십에 건설 중인 1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동안 블루아울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시설을 오라클에 임대하는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수익성 악화 우려로 인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투자 유치 실패의 주요 원인은 오라클의 급격한 부채 증가와 과도한 AI 인프라 지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꼽힌다.
실제로 오라클의 부채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1050억달러(약 155조원)로 전년 대비 34.6% 급증했으며, 모건스탠리는 2028년까지 이 부채가 2900억달러(약 42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출 기관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우려해 더욱 엄격한 조건을 요구함에 따라 프로젝트의 재정적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재무 지표의 하락세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오라클이 지불해야 할 데이터센터 임대차 계약 규모는 단 3개월 만에 1000억달러(약 147조원)에서 2480억달러(약 366조원)로 2.5배 폭증했다.
특히 신용 위험 지표인 신용디폴트스왑(CDS) 비용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에는 오라클의 부도 위험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이러한 소식에 오라클 주가는 장중 6% 이상 급락하며 177달러(약 26만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의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오라클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최상의 파트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블루아울이 제외됐을 뿐"이라며 블랙스톤 등 다른 잠재적 파트너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아직 공식적인 계약 체결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미시간 데이터센터 구축 차질은 오픈AI에도 중대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구글 등 빅테크와의 치열한 AI 경쟁 속에서 차세대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컴퓨팅 자원 확보가 늦어질 경우, 오픈AI의 시장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