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압도하는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하며, 향후 수년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136억4000만달러(약 20조1600억원), 조정 주당순이익(EPS) 4.7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129억5000만달러(약 19조1400억원)와 EPS 3.95달러를 모두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는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가 52억8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의 매출과 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모바일 및 클라이언트 부문은 42억6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코어 데이터센터 부문은 23억8000만달러(약 3조5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전 영역에서 고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성과에 대해 사상 최대 매출 달성과 전 사업부의 이익률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2분기에도 매출과 이익, 현금흐름 전반에서 새로운 기록이 나올 것이며, 2026회계연도 전체 실적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마이크론은 2025년 300억달러(약 44조3400억원) 수준인 HBM 시장 규모가 2028년에는 1000억달러(약 14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기존 시장 전망보다 2년이나 앞당겨진 수치로, 마이크론은 이미 2026년분 HBM 공급 물량에 대한 계약을 모두 마친 상태다.
공급 측면에서의 병목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HBM 생산에 일반 D램보다 3배 많은 웨이퍼가 투입되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 공장 건설 기간이 늘어나면서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수급 불균형은 2026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측은 AI 시대 속에서 메모리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센터부터 각종 전자기기까지 성능을 결정짓는 필수적인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자율주행과 의료 등 지능형 동작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핵심 요소가 됐다는 평가다.
공격적인 투자 확대 계획도 공식화했다. 마이크론은 HBM과 10나노급 6세대 D램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액을 기존 180억달러(약 26조6000억원)에서 200억달러(약 29조5600억원)로 증액했다. 미국 아이다호주(州) 신규 공장의 가동 시점은 2027년 중반으로 앞당겼으며, 뉴욕주 공장은 2026년 착공에 들어간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과 재무 건전성 확보에도 나섰다. 마이크론은 분기 중 84억1000만달러(약 12조4300억원)의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했으며, 3억달러(약 4434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주당 0.115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