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대통령의 통화정책 발언은 의견일 뿐이며, 연준의 최종 결정권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있다”고 강조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연준의 금리 결정 과정에서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들과 동등한 비중을 갖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대통령의 의견에는 어떤 가중치도 주어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통령의 목소리가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경청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싯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제롬 파월 현 의장의 후임자 후보군에 올려놓은 상태다.
그는 내년 초 차기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며 “이미 내가 원하는 인물이 누군지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해 특정 후보를 내정했음을 시사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의견이 데이터에 근거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면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경우, 나는 FOMC에 가서 ‘대통령이 이런 주장을 했고, 그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전달할 것”이라며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FOMC의 투표 절차에 따라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매우 강하고 근거 있는 견해를 가진 지도자”로 평가하며 “나는 대통령과 거의 매일 대화하며 통화정책을 포함해 여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라며 “금리 수준에 대한 최종 결정은 FOMC 이사들의 집단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연준 의장이 되든 아니든, 앞으로도 매일 대통령과 대화하는 시간을 즐길 것”이라며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건 언제나 흥미롭고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을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자문역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그가 친(親)트럼프 성향의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