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박의 상태를 육지에서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제어하는 '바다 위 관제탑'을 대만에 세운다.
삼성중공업은 대만 타이페이 소재 에버그린 본사에 '삼성 원격운용센터(SROC)'를 개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SROC 설치는 조선사와 해운사가 협업해 원격운용센터를 설립한 최초의 사례다.
에버그린은 육상 컨트롤타워인 SROC를 통해 해상에 있는 선박의 운항 정보와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장비 점검과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적용 선박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에버그린의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활용해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까지 1만km 구간의 자율운항 시스템 기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자율운항 시스템에는 실시간 기반 선박 자동화 시스템, 상태 기반 유지보수, 선박 영상정보 등 원격 모니터링 지원 시스템이 포함된다. 지난 10월에는 일본 NK선급으로부터 선박 원격운용시스템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도 획득했다.
양사는 SROC 출범을 계기로 원격 정기 검사 분야 등으로 기술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다가올 원격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공동으로 대비하기로 했다.
최종웅 삼성중공업 자율운항연구센터장은 "SROC는 선박의 안전운항과 비상대응을 지원하는 '제2의 선교(Second Bridge)'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조선이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선도하고 국제표준 제정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