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바다 위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 플랫폼(FSMR)'의 독자 모델을 완성하고 국제 인증을 획득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회사는 미국 선급협회 ABS로부터 자사가 개발한 'FSMR' 모델에 대해 개념인증(AIP)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
선급협회는 신기술에 대한 정합성, 안전성 등을 평가하고 관련 인증을 관리하는 업체다.
이번에 인증받은 모델은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개발해 지난 9월 표준설계 인증을 마친 일체형 SMR 'SMART 100' 2기를 탑재한 형태다.
이번 성과는 삼성중공업의 해양 플랜트 기술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의 원자력 기술이 결합된 시너지의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SMR과 부유체의 통합 ▲원자력 발전설비 종합 설계 ▲다중 방벽 원자로 격납용기 개발을 주도했으며, KAERI는 육상용으로 개발된 'SMART 100'을 해상 환경에 최적화하는 과정을 수행했다.
FSMR의 가장 큰 경쟁력은 어떤 종류의 SMR이든 유연하게 품을 수 있는 '범용성'에 있다.
삼성중공업은 원자로와 발전 설비를 기능별로 나누어 배치하는 '구획 설계(Compartment Design)'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마치 레고 블록을 끼우듯, SMR이 배치된 구획의 설계만 변경하면 다양한 형태의 SMR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특정 노형에 구애받지 않고 급변하는 글로벌 SMR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해상 원전의 핵심인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원자로와 안전 시스템을 하나의 격납 용기 안에 통합하는 '모듈화' 설계를 적용해 다중 방벽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히 이 방식은 혁신적인 공기 단축을 가능케 한다. 격납 용기 내에 SMR을 배치한 상태로 육상에서 모든 성능 테스트를 마친 뒤 선상에 탑재할 수 있어, 해상 시운전 기간을 줄이고 제작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영규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이번 인증은 해상원자력발전 시장 개척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하며 "삼성중공업이 자랑하는 플로팅 기술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해상 원전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진영 KAERI 선진원자로연구소장은 "SMART100을 활용한 이번 AIP 획득은 우리 원자력 기술의 혁신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한국이 해양 원자력 산업 선도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