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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美 11월 소비자물가 2.7% 상승… 셧다운 여파에 데이터 신뢰성 감소

남지완 기자

입력 2025.12.1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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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부실로 연준의 금리 결정에 혼선 줄 것으로 전망

사진=제미나이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1%를 크게 하회한 수치며, 지난 9월(3.0%)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2021년 초 이후 최저 속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 수치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43일간 이어진 미 연방정부 셧다운의 영향으로 데이터 수집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BLS는 셧다운으로 인한 예산 중단 탓에 10월 데이터를 아예 집계하지 못했으며, 지수 계산 과정에서 실제 조사값이 아닌 '비조사 데이터'가 대거 포함됐다고 시인했다. BLS가 월간 CPI 수치를 발표하지 못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구멍 뚫린 ‘스위스 치즈’에 비유하는 등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산탄데르 US 캐피털 마켓의 스티븐 스탠리는 거의 모든 지표가 동일한 방향(하향)만을 가리키는 이상 현상을 지적하며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역시 데이터의 공백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지나치게 하향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지표가 바이든 전 정부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과거 9%에 달했던 인플레이션 위기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주장했다.

이번 데이터 부실은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혼선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라는 수치만 보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일 수 있으나, 분석용 데이터 자체가 부족해 하락 추세의 시작으로 확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금리를 3.50~3.75%로 인하한 연준 위원들이 신뢰도가 낮은 이번 보고서를 정책 결정에 얼마나 반영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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